창원 상남동 · 읽는 데 7분

창원에서 성공하는 방법

창원에서 잘되는 사람은 처음부터 티가 납니다. 다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이유는 아닙니다.

저는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지하 3층에서 매장을 봅니다. 하는 일이 자리를 잡아 드리는 일이라, 밤마다 같은 자리에 서서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 봅니다. 처음 오시는 분, 몇 년째 오시는 분, 한동안 잘나가다 어느 순간부터 안 보이는 분까지 전부 같은 문으로 지나갑니다.

그러다 보면 이상한 게 보입니다. 이 도시에서 자리를 잡는 사람들은 업종이 달라도 하는 짓이 비슷하고, 사라지는 사람들도 사라지는 방식이 비슷합니다. 그게 여섯 가지로 정리가 됐습니다.

먼저 밝혀둡니다. 이건 통계도 조사 결과도 아니고, 한 사람이 한자리에서 오래 본 것입니다. 성공을 보장하는 글이 아닙니다. 대신 지어낸 수치나 없는 사례는 한 줄도 넣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항목 하나는 제가 여기서 본 것 중 가장 확실한 것이라, 그것만 보셔도 됩니다.

첫째

창원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창원은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계획해서 만든 도시입니다. 기계, 방산, 조선기자재, 자동차 부품 — 업종이 서로 붙어 있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회사를 옮겨 다닙니다. 그래서 처음 만난 사람과 두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 겹칩니다. 실제로 홀에서 서로 모르고 앉았다가 같은 협력업체 이름이 나와서 인사하는 장면을 자주 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창원에서는 평판에 이자가 붙습니다.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요. 큰 도시에서는 한 번 어긋나도 다른 판이 있지만, 창원에서는 몇 년 뒤에 같은 판으로 돌아옵니다. 심지어 상대만 바뀌고 자리는 그대로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가장 비싼 실수는 사기도 배신도 아닙니다. “일단 해보겠습니다” 해놓고 연락을 끊는 것입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빨리 퍼지는 말이 “그 사람 연락 안 돼”입니다. 못 하겠으면 그 자리에서 못 한다고 하십시오. 거절은 기억에 3개월 남지만 잠수는 3년 남습니다.

둘째

창원의 시계에 맞추세요

창원은 출근하는 도시입니다. 도시의 리듬이 근무 리듬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저는 그걸 상남동 상권에서 매일 확인합니다. 평일 저녁 거리가 차오르는 시간, 다시 비는 시간이 요일마다 거의 일정합니다. 이 도시는 놀 때조차 출근 시간을 기준으로 놉니다.

그래서 다른 도시 감각으로 약속을 잡으면 계속 어긋납니다. 늦은 저녁으로 잡아 놓고 상대가 피곤해하는 이유, 주말 낮에 잡았는데 상대는 그 주가 야간 근무 주차라 종일 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상대가 성의가 없는 게 아니라 시계가 다른 겁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시간을 제안하기 전에 근무 형태부터 물어보십시오. “혹시 이번 주 주간이세요, 야간이세요?” 이 한 문장이 창원에서는 인사말입니다. 이걸 묻는 순간 상대는 “이 사람이 내 사정을 안다”고 판단합니다. 영업 멘트 열 줄보다 이 한 줄이 셉니다.

셋째

인맥은 부탁이 아니라 기억으로 만들어집니다

밤마다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명함을 제일 많이 돌린 사람이 제일 빨리 잊힙니다. 반대로 다음에 왔을 때 “지난번에 아드님 수술 한다고 하셨는데 잘 끝났습니까” 하고 묻는 사람은, 그날 아무 것도 팔지 않아도 그 테이블에서 제일 오래 이야기합니다.

이게 창원에서 특히 강하게 작동하는 이유는 첫 번째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이 도시는 좁아서, 나를 기억하는 사람 한 명이 곧 소개 경로가 됩니다. 인맥을 넓히려고 사람을 더 만나는 것보다, 이미 만난 사람이 나를 기억하게 만드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실천은 이걸로 충분합니다. 헤어지고 나서 그 사람이 한 이야기 중 딱 한 줄만 메모하십시오. 일 얘기 말고 사람 얘기로요. 다음 연락을 그 한 줄로 시작하면 됩니다. 이건 기술이 아니라 그냥 성실함인데, 대부분이 안 합니다. 안 하니까 하는 사람이 눈에 띕니다.

넷째

술자리는 따는 자리가 아니라 안 잃는 자리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하기에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술 파는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니까요. 그래도 본 대로 말씀드리면, 이런 자리에서 계약이 성사되는 건 거의 못 봤습니다. 대신 사람이 걸러지는 건 매번 봅니다.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실제로 보는 건 상대의 사업 계획이 아닙니다. 취했을 때 말투가 어떻게 변하는지, 종업원한테 어떻게 말하는지, 계산할 때 어떤 표정인지, 그리고 다음 날 연락이 오는지. 이 네 개로 “이 사람하고 돈 얘기 해도 되나”가 정해집니다. 술자리는 면접이 아니라 신원 조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목표를 바꾸셔야 합니다. 뭘 따내겠다고 나가면 십중팔구 무리 하고, 무리하면 위 네 가지 중 하나에서 반드시 걸립니다. 이미 가진 신뢰를 하나도 안 깎고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잡으십시오. 안 잃으면 남습니다. 남으면 다음이 있고요.

구체적으로는 셋입니다. 본인 주량의 70%에서 멈출 것. 누가 보든 안 보든 종업원에게 하는 말투를 바꾸지 않을 것. 그 자리에 없는 사람 험담은 하지 않을 것. 특히 마지막 건 창원에서 위험합니다. 험담은 거의 반드시 당사자에게 돌아갑니다.

다섯째

돈은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크게 쓰는 분들 많이 봅니다. 그런데 같은 금액을 쓰고도 결과가 정반대인 경우가 흔합니다. 차이는 금액이 아니라 방식에서 갈립니다.

자리에서 카드를 꺼내 흔드는 것과, 미리 조용히 정리해 두고 아무 말도 안 하는 것. 지출은 같은데 남는 게 다릅니다. 앞엣것은 그날 밤에만 효과가 있고 뒤엣것은 그 사람 기억에 남습니다. 과시는 이 도시에서 특히 빨리 소문이 나는데, 좋은 쪽으로 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여기서 솔직하게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돈으로 산 관계는 돈이 떨어지면 같이 떨어집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제일 많이 본 게 그겁니다. 한동안 매일 오시다가 어느 날부터 안 보이는 분들 주변에는 대개 사람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돈은 이미 있는 관계를 편하게 만드는 데까지만 쓰십시오. 없는 관계를 만드는 데 쓰면 그건 그냥 비용입니다.

여섯째

창원은 재능의 도시가 아니라 잔존율의 도시입니다

상남동에서 가게가 바뀌는 걸 셀 수 없이 봤습니다. 개업할 때 제일 화려했던 집이 제일 먼저 없어지는 것도 여러 번 봤습니다. 반대로 크게 눈에 띈 적 없이 계속 문을 여는 집들이 있습니다. 몇 년 지나면 동네에서 그 집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집니다.

사람도 똑같습니다. 여기서 자리를 잡은 분들의 공통점은 뛰어남이 아니라 안 사라짐이었습니다. 같은 업계에서, 같은 번호로, 같은 태도로 계속 있었던 것. 그게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도시는 업계가 좁아서, 오래 남아 있기만 해도 어느 순간 “그건 저 사람한테 물어봐” 소리를 듣는 위치가 됩니다.

그래서 창원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크게 벌 방법을 찾기 전에, 안 사라질 방법부터 만드십시오. 버티는 건 소극적인 게 아닙니다. 좁은 도시에서는 그게 가장 강한 전략입니다.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것

위의 여섯 가지를 실제로 움직이는 행동으로만 줄이면 일곱 줄입니다. 오늘부터 되는 것들입니다.

  1. 1.못 할 일은 그 자리에서 못 한다고 말한다. 애매하게 미루지 않는다.
  2. 2.상대의 퇴근 시간과 근무 형태를 먼저 묻는다. 약속은 그 다음에 잡는다.
  3. 3.만난 사람 이야기 중 딱 한 줄을 메모한다. 다음 통화는 그 한 줄로 시작한다.
  4. 4.술자리에서는 본인 주량의 70%에서 멈춘다. 마지막 한 잔을 이긴 사람이 남는다.
  5. 5.누구 앞에서든 종업원에게 하는 말투를 바꾸지 않는다.
  6. 6.그 자리에 없는 사람 험담은 하지 않는다. 창원에서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7. 7.결론을 첫 자리에서 내지 않는다. 세 번째 만남까지 기다린다.

마지막 한 가지

끝까지 읽으신 분께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이미 위의 여섯 가지 중 하나는 하고 계신 겁니다. 끝까지 읽는 것도 잔존율이거든요.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제가 본 것 중에 제일 확실한 상관관계입니다. 끝까지 듣는 사람이 끝까지 남습니다.

제 자리에서 본 결론은 이겁니다. 이 도시에서 잘된 사람들은 남들이 모르는 방법을 알고 있던 게 아니었습니다. 다들 아는 것을 몇 년 동안 계속했을 뿐입니다. 약속 지키고, 못 할 건 미리 말하고, 사람 이야기를 기억하고, 취해도 태도를 안 바꾸고, 조용히 계산하고, 그리고 안 없어졌습니다.

재미없는 결론이라 대부분은 여기까지 안 읽고 나갑니다. 그래서 이게 계속 통합니다.

다시 한 번 밝혀둡니다. 이 글은 창원 상남동에서 오래 장사한 사람이 현장에서 관찰한 내용이고, 통계나 조사 결과가 아닙니다. 성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어낸 사례나 없는 수치는 한 줄도 넣지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창원에서 성공하려면 인맥이 제일 중요한가요?

인맥 자체보다 평판이 먼저입니다. 창원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업계가 촘촘하게 이어져 있어서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빠르게 공유됩니다. 평판이 나쁘면 인맥은 늘어나도 도움이 되지 않고, 평판이 좋으면 인맥은 소개로 알아서 늘어납니다.

창원에서 사람 만나기 좋은 시간대는 언제인가요?

상대의 근무 형태에 따라 다릅니다. 창원은 제조업 비중이 큰 도시라 교대 근무를 하는 분이 많습니다. 주간 근무자는 저녁 7시 전후, 교대 근무자는 근무 주차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시간을 정하기 전에 근무 형태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술자리에서 정말 일이 성사되나요?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신 사람이 걸러지는 일은 매번 일어납니다. 술자리는 무언가를 따내는 자리가 아니라 이미 가진 신뢰를 잃지 않는 자리로 보는 편이 현실에 가깝습니다.

이 글의 내용은 무엇을 근거로 쓴 건가요?

창원 상남동에서 매장을 운영하며 직접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한 글입니다. 통계나 조사 결과가 아니라 한 사람의 관찰이며, 성공을 보장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지어낸 수치나 사례는 넣지 않았습니다.

창원에서 오래 버티는 게 정말 전략이 되나요?

업계가 좁은 도시에서는 그렇습니다. 같은 분야에 오래 남아 있으면 어느 시점부터는 사람들이 그 분야의 질문을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게 하게 됩니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아무리 잘해도 그 위치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